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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 정의의 빈틈, 인간의 과제를 묻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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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 정의의 빈틈, 인간의 과제를 묻다

생각정원

이민규 지음

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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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세상의 중심’, ‘탐욕의 최전선’ 뉴욕에서 일하는 한국인 검사의 정의 분투기
“오늘도 괴물이 되지 않으려 싸우는 중입니다”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의 한국인 검사인 저자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빚어낸 갖가지 사건을 마주하며 때론 분노하고 때론 절망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진짜’ 검사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검사인 ‘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한다. 그는 장밋빛 도시 뒤 어두운 민낯을 마주하며 법의 한계에 좌절하고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국 그 답과 희망이 ‘인간’에게 있음을 깨달으며 우리가 ‘최소한’ 인간답게 살기 위해 가져야 할 생각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저자의 미덕은 ‘경청’의 자세에서 드러난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공들여 듣는 것은 물론, 일하던 곳에서 일방적으로 쫓겨나 생계가 어려워진 할머니에겐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며 필요한 도움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하기도 한다.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아파하며 그들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해당 사건과 관련된 서류들을 보관하는 마닐라 폴더들에 통상적으로 적는 피고인의 이름 대신 피해자의 이름을 적기도 한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속아 성매매를 시작한 피해자의 사연엔 깊은 분노를 느끼며 잠시 검사의 신분을 망각한 채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사실 피해자의 사연에 귀기울이는 태도는 저자 개인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미국 검사의 특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배심(Grand Jury)제도로 인해, 미국에선 검사도 소송적 절차를 통해 대배심에 기소를 청구해야 한다. 대배심은 형사소송규칙상 16명에서 23명의 시민들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만약 이들 중 과반수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소 청구는 기각된다. 즉, 기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검찰의 역할은 표적을 정하는 것일 뿐이고, 정작 그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지 말지 결정하는 건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들인 셈이다. 그렇기에 미국 검사들은 범죄 사실뿐 아니라 피해자나 제소자의 사정을 귀기울여 경청하며, 이를 토대로 법원과 대배심에 호소한다.

이렇듯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는 법복을 입고 정의를 외치기보다 사람들의 속사정을 듣기 위해 더 시간을 내는 책이다. 법의 여신 디케가 한국에서 눈을 가리고 저울추의 무게를 따진다면, 미국에의 법의 여신은 저울추에 누가 있는지 보지 않고, 오직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눈을 가린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초보 검사라는 자신의 지위를 잊지 않는다. 그래서 정의 구현이 화려하게 펼쳐지기보다 실망이나 낙담 속에서 안타까움으로 드러날 때가 많다. 저자의 조심스러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법 시스템의 흔적은 본문 곳곳에서 드러난다. 한국에서 현재 진행형인 이슈는 '사법 개혁'이다. 이 사법 개혁이 어떤 방향이 되어야 할까? 공수처 논란에서 볼 수 있듯, 어떤 조직이든 서로 상호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법정 시스템이 정답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점에서 미국의 검사 조직이 자신만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미국의 초보 검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300명의 직원으로부터 25억 원의 임금을 약탈한 ‘자수성가의 신화’,
사랑하는 남자에게 속아 팔려간 여자들,
매일 200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체……

이것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로 우리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초보 검사가 마주한 법전 너머 현실, 그 추악한 단면들
그럼에도 세상을, 사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뉴욕, 뉴욕, 뉴욕! 세상의 중심? 예전부터 뉴욕은 꿈과 희망과 기회의 땅이었다. 이곳에서 탄생한 성공 신화들은 이 도시가 뿜어내는 현란한 불빛만큼이나 화려하다. 탐욕의 최전선? 뉴욕은 늘 화려한 성공과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의 세속적인 욕망들로 가득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서로 충돌하고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기형적으로 변해간다. 이런 욕망의 격전지에서 욕망이 탐욕으로 변질되는 건 한순간이다.
300명의 직원으로부터 25억 원의 임금을 약탈한 ‘자수성가의 신화’, 매일 200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체…… 초보 검사가 마주한 법전 너머 현실은 추악하기 그지없지만, 그럼에도 그는 세상을,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가난은 가난으로 대물림되며, 더 큰 죄로 되돌아와 리웨이 씨 같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리처드 씨 같은 혐오주의자들이 사회적 약자들의 약점을 파고들고, 새클러 가문처럼 모든 걸 넘치게 가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수십만의 생명을 농락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이라는 인생의 스포일러를 알면서도 계속 인생을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완전한 정의’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곳에 더 가까이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고 실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뉴욕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실정과도 다른지 않은 범죄와 불의, 정의와 인간,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정의란 무엇인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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